책과 더불어 살기/읽으며 새록새록

2019년에 읽은 책들

종이-배 2019. 11. 30. 14:39

2019년 11월 30일(토)


전례력으로 마지막 날이니, 일 년 독서노트도 오늘까지로 일단 마무리한다.

1월부터 시작해서 아직 달수로는 한 달이 남았으나

올해도 "내 나이만큼 책 읽기"는 달성했다.

다독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책을 통해 나에게 온 '말씀들'을 귀여겨듣고

내가 변화되고 성장했어야 했을 터.

거기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으나,

내년에도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책들을 열심히 골라 읽자고 다짐한다.


올해 읽은 55권 한 줄 평


1. 아직도 가야 할 길(스캇 펙/ 율리시즈) : 이렇게 좋은 책을 이제야 만나다니!

2. 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최대환/ 파람북) : 인문학적 소양에 신학적, 영성적 해석이 깃들여져 있다.

3. 기뻐하고 즐거워하라(프란치스코 교황/ CBCK) : 교황님 문헌을 이렇게 줄 그으면서 읽을 날이 올 줄이야.

4. 교사 상처(김현수/ 에듀니티) : 대한민국에 사는 교사들은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구나.

5. 어린이를 위한 음악이야기(한승모/ 현북스) : 아이들이 좋은 음악을 듣고 음악과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저자 마음이 느껴진다.

6. 고요를 배우다(캉쿄 타니에/심플라이프) : 일본식 미니멀리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선불교 프랑스인 승려.

7.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서영남/ 샘터) : 이런 분들로 인해 세상이 망하지 않고 아직 유지되는 듯.

8. 단어의 사연들(백우진/ 웨일북스): 말은 살아 있고, 세월을, 지혜를 담고 있다.

9. 사라져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윤신영/ MID) : 멸종 위기의 생물들이 주고받는 편지 형식의 글.

10. 에니어그램의 영성(지성용/ 공감) : 저자에 대한 기대로 읽었는데 책 편집은 좀 산만하다.

11. 감정조절훈육법(김수연/ 물 주는 아이): 훈육은 "아이의 감정조절을 돕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과정"

12. 휴게소(정미진/atnoon) : 완두콩이 준 선물. 동물들이 얼마나 따뜻한 존재인지.

13. 하느님께 나아가는 세 가지 여행(정규한/ 성서와 함께) : 양심성찰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 읽은 책.

14.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 더숲): 류시화 시인의 신작이라 예약구매. '내 취향'인 글들이 많다.

15. 내 아이를 위한 비폭력 대화(군디 가슐러, 프랑크 가슐러/ 양철북) : 믿고 읽는 '양철북' 책. '기린의 꿈' 프로젝트를 갈등해결 방법으로 응용해 봐도 좋을 듯.

16. 지금 우리말글(손진호/ 진선북스): 헷갈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우리말에 대해 재미있게 읽었다.

17. 복음의 기쁨 지금여기(지성용/ 전자책 독서): <목음의 기쁨>을 기반으로 현 시대와 교회, 제도 등을 속시원할 만큼 정직하게 썼다.

18. 미야옹철의 묘한 진료실(김명철/ 비티북스): 고양이 습성과 문제행동 교정에 관한 책. 난 이렇게까진 못한다는 결론.

19. 당신이 옳다(정혜신 해냄) : 공감과 치유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썼다. 글을 참 잘 쓰는구나.

20. 글자풍경(유지원/ 을유문화사): '글자'라는 것에 대해 알고 싶어 선택.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알게 되었다.

21. 감사(다비드 슈타인들라스트/ 분도출판사) : 피정 강론처럼 마음이 열렸을 때 직접 '들을' 수 있으면 더욱어 마음에 와닿았을 텐데. 글로 읽는 한계.

22. BTS: The Review(김영대/ RHK) 생전 처음 읽은 음악 평론서. 현진이와 방탄 음악성에 대해 얘깃거리를 찾고 싶어 구매.

23.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전자책 독서): 과학서적이기는 하지만 정치 현실도 말하고 있어 더 후딱 읽었다.

24. 대한민국 마음보고서(하지현/ 문학동네) :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 그나마 손에 들고 읽었던 책.

25. 이윽고, 무언가 바뀌기 시작했다(송혜주/ 가나출판사): 명상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 시작한 여성의 에세이.

26. 열한 계단(채사장/ whale books) : 자서전처럼 자신을 성장하게 한 지식들을 적었다.

27. 방탄 사고(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은행나무) : 방탄소년단이 아니고, 걱정 무기력, 질병으로부터 당신을 지킬 해독제라는 부제가 달린 심리학 책

28. 쾌락독서(문유석/ 문학동네) : 현직판사가 이렇게 즐거운 글쓰기를 다하네. 법조문도 그러면 좋겠네.

29. 아파하는 나에게(루이지 마리아 에피코크/ 바오로딸): 나의 과거를 용서하는 것이 자비.

30. 짐승의 시간(박건웅/ 보리) :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만화책. 김근태 고문 역사. 너무 어두운 과거사.

31. 소년이 온다(한강/ 창비) : 도대체 광주 사태 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어떻게 살고 있었나. 부끄러움.

32. 가시고백(김려령/창비?) : 현진이 방학숙제로 빌려온 책이어서 같이 읽음. 현진인 이 책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33. 걷는 사람, 하정우(하정우/ 문학동네): 나도 새롭게 걷기에 도전해 볼까?

34. 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앤소니 드 멜로/ 샨티)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재독서.

35.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조앤 치티스터/ 가톨릭출판사/ 전자책) : 코헬렛의 말씀을 바탕으로 해서 쓴 책. 출판사는 신뢰하지 않지만 이 책은 괜찮네.

36. 떨림과 울림(김상욱/동아시아) : 물리학자가 우주와 세계, 인간에 대해 쓴 책. 쉽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렵다.

37.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황현산/난다) : 황현산의 트윗 모음집. 140자 글로도 충분히 자기 생각을 드러낼 수 있구나.

38. 세월의 지혜(프란치스코와 친구들/ 이냐시오영성연구소) :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되는 지혜에 대해 쓴 책. 노인들의 삶에서 건져내는 보석들

39. 태도에 관하여(임경선/ 한겨레출판) : 가볍지 않으면서도 쉽고도 예리한 문장.

40. 신성한 목소리가 부른다(존 니프시/ 분도출판사) : 나도 내 소명을 찾을 수 있다면.

41. 삼순이(정찬일/ 책과 함께) :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역사에서는 잊혀져 가는 식순이, 차순이, 공순이 이야기.

42. 정적(배철현/ 21세기북스) : 하루 10분 명상을 하고 단어에 대해 풀어쓴 책.

43. 그곳에 빛이 있었다(파트릭 텔리에/ 바오로딸) : 임사체험자들의 증언. 죽음은 무서운 게 아닐지도 모른다.

44.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빌헬름 슈미트/ 책세상) : 고령화 사회가 되다 보니 이런 류의 책이 많이 나온다. 양장본 제본까지는 안 해도 될 무게인 듯.

45. 장일순 평전(김상웅/ 두레) : 말로만 듣던 장일순 선생의 일대기. 이런 분들이 한 알의 밀알 같은 분.

46.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메리 파이퍼/ 티라미수) : 나는 이 제목이 참 좋다!

47.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열린책들) : 베스트셀러에 재미있다고 소문난 책이라 읽음. 문화나 서양근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남들이 웃는 지점에서 웃지 못할 수도.

48.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정여울/김영사) : 정여울이라는 이름 보고 산 책. 이번 책엔 심리학에 방점이 찍혔다.

49. 인생의 밑줄(김경집/ 한겨레출판) : 길지 않은 사색과 성찰의 문장들. 뒤로 갈수록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중복되는 느낌도.

50.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전자책) : 책을 쓰려다 보니 글쓰기 책을 찾게 되는데, 저자의 글맛이 얼마나 좋은지 오히려 글을 써볼 자신감이 떨어진다.

51. 공동의 집(손 맥도나/분도출판사): 교황님 회칙 [찬미받으소서] 해설서. 회칙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해설도 한 번 더 끄덕이며 읽고.

52.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문태준/ 마음의 숲) : 서정시인이 쓴 산문집이라 약간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문장들도 있더라. 캘리에 쓸만한 글들은 있지만.

53. 작별일기(최현숙/ 후마니타스) : 구술생애사 작가라는데,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있나, 감탄하면서 읽었다.

54. 쓰기의 말들(은유/ 전자책) : 은유 작가 글솜씨에 반해 예전에 산 전자책에서 찾아냄. 글쓰기의 최전선보다도 더 좋다.

55. 고양이와 할머니(전형준/ 북플리오) : 뭐든지 '고양이'만 붙으면 눈이 가니 이를 어째. 능소화 쓴 고양이 사진이 너무 예뻐 산 사진집.


내 나이가 56살이지만 55권이어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대 마음이 말하는 길을 가라>는 중간까지 읽고 잠시 덮어둔 상태이며,

대하소설 <토지>를 20권 중에 4권을 읽는 중이라.

오늘내일이면 다 읽게 될 <식물의 책>도 있고,

영적 독서로 조금씩 읽고 있는 <우리 아버지>도 있으니.


지난 일 년의 독서 목록을 보니, 내가 들었던 책이 내가 살아온 삶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 해에는 조금 더 영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숙한 독서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