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욕을 먹었다. 그것도 아이들 앞에서. 사실 맨날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욕을 먹을 때 늘 아이들 앞에서 먹기는 하지만. 엊그제 일이다. 백로 절기를 맞아 아이들과 함께 만든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로 나들이를 갔다. 허수아비를 세우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고, 관평천 주변을 놀면서 가느라 12단지 놀이터에 도착한 건 11시가 다 되었을 때였다. 놀이터에는 우리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놀이기구에 올라가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그네를 타기도 하고, 나랑 마주앉아서 끝말잇기도 하고, 그러면서 놀았다. 오 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아이가 와서 물었다. "종이배! 너무 더워. 마스크 벗어도 돼?" 나는 놀이터에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는 걸 확인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