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하게 살기]
하이타니 겐지로 / 햇살과 나무꾼 옮김/ 양철북/ 2015
나의 인생에는 세 가지 이상이 있습니다. 글을 계속 쓰는 일, 교사로서 아이들과 계속 함께하는 일,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간디가 타고르에게 했던 말인 "타고르, 육체노동을 해서 빵값을 버시오. 그 누구도 노동의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않소."를 직접 실천하는 일입니다.(11)
하나의 생명은 다른 무수한 생명으로 지탱된다(14)
물질로 무장된 인간은 창조성을 잃고 상냥함이나 낙천성을 저버린다.(14)
바다를 건너온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이 한결 상냥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는 놀라고 있다.(18)
모든 생명은 둘도 없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내 안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19)
옛사람들은 생명을 보살피는 일은 아이들에게 맡기라고 했는데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36)
자연 그 자체로 살아가는 동물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냉혹하리만큼 가차 없지만 다른 생명에게 비뚤어진 간섭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37)
그 어떤 인간도 징그럽다거나 싫다는 이유로 남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42)
망가진 것은 되돌릴 수 있지만 생명은 되돌릴 수 없다.(44)
땅에 사는 모든 것은 생명이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45)
수많은 생명에 둘러싸여 사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만큼 수많은 이별도 맛보아야 한다.(45)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아는 게 낫다.(57)
육체노동은 참고 견디는 일임을 잘 알고 있다.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때까지 자신의 육체를 괴롭힌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오감이 깨어난다.(69)
관광코스를 함께 도는 일은 몹시 고통스러웠다. 해외여행 자체가 죄악이며 그 나라에 대한 침략이라는 사실은 관광 코스를 돌아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83)
무슨 일이건 시행착오를 겪으며 몸에 익히게 마련이지만 동물을 키우는 경우에는 생명이 희생된다. 그것이 몹시 괴롭다.(88)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생명에 경외감을 갖는다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생명을 사랑한다는 것이다.(113)
자기가 한 일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 대가만 바라는 것은 설사 생존을 위해서라고 해도 정당회될 수 없다.(123)
사람은 햇살이 다사로이 비치는 양지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거나 슬픔이나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게 된다.(124)
하나의 '삶'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많은 '삶'이 있어야 하는데(138)
그 아이는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어떤 것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는 말(139)
아이들은 저속한 것에 마음이 움직이는 법이다. 저속한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인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저속한 것은 아이들의 성장에서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문제는 저속한 것이 아니라, 저속한 것이 상업주의와 결탁해 아이들을 유혹할 때다. 이것이야말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157)
악동이 존재할 수 있던 시절도 있었건만, 지금 아이들은 자립을 위한 시행착오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159)
인간의 상냥함은 조상이 남겨준 문화유산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느냐에 달렸다. 서민감각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은 그런 의미다.(163)
그것보다 더 힘들고 슬픈 것은 사람들 마음속에서 서민감각이라는 상냥함이 사라지는 일이다.(163)
성실한 사람은 자기 안에 있는 차별 의식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논리에 항상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이른바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167)
아이의 인생이든 어른의 인생이든 둘도 없이 소중하다는 의미에서 대등하다. 함께 배우려는 자세는 아이보다 부모나 교사에게 더 부족하지 않을까.(178)
삶은 다시 말하면 생명체가 자신을 표현하는 일(181)
다양한 말을 하는데도 듣는 귀를 갖지 못한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살아가는 아이들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있다.(181)
"어린이를 고정된 존재라고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어린이는 깊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하고 변화하고 싶어한다. 문제는 그런 어린이들과 함께 할 교사가 없다는 것이다."(195)
아이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 생명이 살아가는 일이 가혹하다는 것을, 인간의 고통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그래서 인간에게는 상냥함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배우고 있다고(200)
절망과 맞부딪쳐 이겨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상냥함을 지닐 수 없다고(201)
아이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교사들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은 존재이지만, 진정으로 아름다운 꽃은 나무와 새들에 둘러싸여 무심히 피는 법(201)
아이들은 모든 사랑에 매우 예민하다. 아이들의 상냥함이 '존재하는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생명의 근원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203)
벌을 주어야 한다니, 얼마나 오만한 말인가. .. 학교가 언제부터 경찰이 할 일까지 떠맡았단 말인가.(220)
아이들의 '삶에 관여하는 일'과 '과보호'는 전혀 다른 문제다. .. 그것을 사소한 일로 받아들일 것인지, 큰일로 받아들이고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줄지는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 아이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이 있다면 아이들의 불행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리라.(226)
삶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자신의 정신을 해치는 일일뿐 아니라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남의 영역을 짓밟는 일로 이어진다.(228)
교사의 게으름이 짓는 죄를 생각했다. 교사가 게으르면 그만큼 아이들이 힘든 일을 겪는다. 정작 게으른 교사는 어떤 고통도 겪지 않는데 말이다. 이것이 다른 직업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리라.(233)
교육에는 결코 미담이 성립하지 않는다. 함께 배우는 관계가 존재할 뿐이다.(234)
아이들의 진정한 가능성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린이는 물론이고 교사 자신도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236)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전문적 지식이 아니라 자신을 미숙한 인간이라고 인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결의가 아니겠냐고 곧잘 말한다. 아이들의 고민과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사는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 겸허하다. 아이들에게 성실하다는 말을 성립되게 하려면 일방적인 관계에 만족하지 않고 교사 자신도 아이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237)
인간이 언어를 가지고 살아가는 의미(239)
어른은 '말의 지혜'로 살아가고, 아기느 햇빛과 바람, 나무와 새, 모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말로 살아간다는 차이에서 매우 중요한 것을 발견해냅니다.(239)
'삶'과 '죽음'을 양극으로 분리시키는 관점은 근본부터 잘못되었다고 지적(240)
자살이 인간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증거라면, 스스로 심장을 멈출 수 있는 것이 그렇게 위대한 능력이라면 심장을 뛰게 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심장을 뛰게 해보라고 말입니다.(240)
"당신은 보이는 아이만 보고 보이지 않는 아이는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냐?"(241)
아무리 작은 생명에도 아이들이 상냥한 눈길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생명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굳건히 믿기 때문(242)
어린이가 지닌 상냥함의 근원은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느끼는 감각이라고(244)
아이들은 생명에 대해 대단히 민감할 뿐 아니라 모든 사랑에 대해 매우 예민합니다.(246)
보이지 않던 아이가 보인다는 것은 분명 하나의 세계를 발견했다는 뜻이며, 그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가치관이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곧 '어린이가 보인다'라는 의미는 나 자신이 달라졌다는 의미입니다.(250)
교육의 본질은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이라는 표면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생은 둘도 없이 소중하다는 의미에서 양자는 대등하며 서로에게 배우는 관계라는 것, 그리고 그랬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인간교육이 성립된다는 것을(306)
내가 말하는 상상력은 '인생'에 대한 통찰과 성실함이다. 상상력은 능력이 아니라, 의지를 관철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324)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인간만이 상상력을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다. 작가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그것은 끊임없는 자기변혁이다. 특별한 재능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325)
변화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유일한 자질이다.(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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