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30일
오늘은 나의 영명일.
'소피아 축일'이다.
내 것이면서 남이 더 많이 쓰는 것,
내 것이기에 더 나다워야 하는 것,
나와 함께 살아가는 것,
하느님이 내게 기대하는 삶의 뜻이 담겨 있는 것,
그 이름을 하루종일 묵상할 수 있는 날이다.
'은혜로운 터'라는 이름,
'지혜'라는 뜻의 세례명,
그리고 나 스스로 지은 '(하느님의 바다 안에서 살아가는) 종이배'라는 이름을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는 날이다.
어젯 저녁, 고등학교 은사이신 한* 선생님에게서 축일 축하 문자를 받았다.
이 세상에서, 참으로 존경하는 은사에게서
영명축일을 맞아 축하와 기도를 받는, 그런 행복과 축복을 누리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고 생각하니
내가 얼마나 복받은 사람인가, 하는 감사함에 눈물이 핑 돌았다.
오늘은 하룻동안 정말 내 영혼과 육신에 유익하게 살고 싶다.
축복으로 받은 이름값에 맞는 하루를 살고 싶다.
은혜롭게, 지혜롭게,
나를 비움으로써 하느님을 채울 수 있는 그런 삶을 사는 오늘이기를 바란다.
소피아라는 이름과 관련된 여러 날들 중에서
굳이 9월 30일이라는 날을 택했던 이유,
순교자 후손으로서, 또 소화 데레사 성녀의 특별한 통공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를 순간순간 기쁘게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