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0일 장미주일
생각해 보니 사순절에는 언제나 이랬다.
40일을 못 했으면, 성주간만이라도,
성주간 동안 못 살았으면, 성삼일만이라도,
성삼일 동안 못 살았으면, 성금요일만이라도,
성금요일 동안 잊었으면, 오후 세 시만이라도,
오후 세 시에도 잊고 지냈으면....
흠... 어쩌지... 뭐 할 수 없지... 그럼 내년에 다시...
의인이 백 명이 아니면, 오십 명이라도,
오십 명이 아니면 열 명이라도,
열 명이 아니면 한 명이 있더라도 구원해 달라던,
뭐 이런 식으로 하느님과 거래를 했던 성서 내용이 떠오른다.
아니, 이것은 어쩌면 '거래'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 너무도 약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또 다른 모양의 기도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가느다란 희망의 끈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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