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내일은 동지.
아이들에게 "일 년 중에 밤이 제일 긴~ 날" 이라는 노래를 알려주고
나이만큼 새알심 넣어 팥죽을 쑤어 먹기도 하는 날.
사실 동지는 앞으로 소한, 대한 앞두고 이제부터 진짜 추위가 시작되는 날이라지만
추위와는 달리, 아래로만 고꾸라지던 어둠이 바닥을 친 날이다.
그래서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날이다.
마치 부활 전의 사흘 같은,
어둠 속에서의 사흘이 지나고 나면
그러고 나면 성탄이다.
어둠이 길어지는 동안
아주 여리고 작은, 흔들리는 촛불 하나를 켜고
절대 그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마음으로
힘들게 버티어 온 날들이다.
이제 동짓날 밤이 지나면 그 빛이 점점 커지리라.
그 빛은 하느님이다.
여리고 작은, 갓 태어난 아기로 오는 하느님,
가축의 오물통에 태어난 하느님,
준비되지 않은 동정녀의 몸을 빌려
긴 고난의 여정 끝에 태어나는 하느님,
뭇 사람들의 오해와 미움을 받아
죄악의 상징 같은 십자가형으로 죽어갈 하느님,
인간의 생로병사, 죽음까지 뒤집어쓴 하느님이다.
그렇게 어둠의 바닥까지 내려갔기에
빛으로 다시 살아난,
생명으로 다시 살아난,
말씀으로 다시 살아난,
시간으로 다시 살아난,
숨으로 다시 살아난 하느님이다.
그 하느님이 내 삶에 탄생하는 날이 오리라.
마지막 사흘을 기다린 후에
그 분이 다시 내 안에 태어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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