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저마다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레위 25,10)
O...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받은 여러 법령과 계명들이
지리하도록 열거된 레위기 끝 부분 즈음에 선포된 희년.
안식년을 일곱 번, 그 일곱 해를 다시 일곱 번 지난 뒤에 맞는 희년은,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 끝에,
기다림이 차고넘친 뒤에 오는 기쁨의 해가 아닌가.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자기 차지가 될 수 없었던 땅을 되찾고,
아무리 보고파도 보지 못했던 자기 씨족에게 돌아갈 수 있는 때...
그러므로, 희년은 거저 주어지는 희망은 아닌 것 같다.
2000년처럼, 교회가 희년이라고 선포한다고 해서
희년을 맞는 것이 아니라,
희년을 기다리는 마음이,
희망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고 또 간절할 때 오는 게 아닐까.
그러한 희년이 온다는 믿음이 하루하루를 살게 하는 게 아닐까.
이 부분을 읽고 나니,
길에 가는 모든 사람이
제각기 자기의 희년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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