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살이

기도의 응답

종이-배 2015. 4. 21. 05:43

2015년 4월 21일 월요일

 

**이 드디어 아기를 가졌다.

그들 부부뿐 아니라 식구들과 주변에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갈망하던 일이었는지 잘 알고 있기에

눈물이 나도록 기쁜 소식이었다.

소식을 전하러 온 **을 한참동안 안아주었다.

54일기도는 물론 성지순례를 하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의학의 도움을 받아보기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생명의 영역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정말 하느님만의 영역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예정일이 12월 8일이라고 했을 때,

이 아기는 성모님이 주신 아기가 틀림없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에 전율이 느껴졌다.

그래서 **에게도 그렇게 말을 했으나,

그 말을 하면서도 '이런 말이 다른 이에게는 광신도(?)의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살짝 주저되기도 했다.

...

살면 살수록 전례나 축일이 그냥 '형식적, 상징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진짜로 그 날이 주는 특별한 은총과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예를 들어, 광복절과 성모승천대축일이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거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때가 성모성월인 것도,

친정 엄마가 돌아가신 때가 위령성월인 것도

그분들 기도의 응답임을 안다.

그리고 하느님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이 우리 기도를 들어주셨을 때는

그것을 알아볼 만한 사인(?)을 반드시 남겨 주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또다시 감동적으로 느끼는 것은,

하느님은 내 삶에 무척 가까이 계신다는 것이고,

정말 뭔가 잘 안 된다, 걱정된다, 두렵다, 하는 것들이 있을 때는

가차없이, 주저없이, 망설임없이

어머니 성모님의 옷자락을 붙들고 늘어지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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