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류시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흔들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저의 잎을 흔들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그 생각은 서로에게 향해 있다
나무는
저 혼자 서 있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세상의 모든 새들이 날아와 나무에 앉을 때
그 빛과
그 어둠으로
저 혼자 깊어지기 위해 나무는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ㅡ류시화 '나무는'
'책과 더불어 살기 > 귀여겨 듣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톨릭일꾼 펌]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혀야 한다고? 그럼 어른은? 교회는? (0) | 2018.07.30 |
---|---|
[펌]정말 성체가 훼손될 수 있을까?-가톨릭 일꾼 (0) | 2018.07.26 |
2018년 환경의 날 담화(강우일 주교) (0) | 2018.05.21 |
[가톨릭일꾼]갑질로 망할 대한항공과 백종원 그리고 교회 (0) | 2018.04.28 |
[펌]경향신문 '쓰레기 제로' 도전 한 달 "결국 내 삶을 바꾸는 일이더라" (0) | 2018.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