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 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드리는 주님의 기도
[우리 아버지]
프란치스코 교황.마르코 포짜 신부 지음/ 성염 옮김 / 한마당
- "역사의 주인공은 걸인이다." 샤를 페기가 한 말이죠. 역사는 가장 빈곤한 사람들과 더불어 이루어집니다. ...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라는 말은 일종의 구걸입니다. 56~57
- 하느님은 그대가 문을 두드릴 때까지 기다리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이 먼저 그대의 문을 두드리셔서 속을 시끄럽게 만드십니다. 그분이 먼저 그대를 기다리십니다. .. '하느님이 우리보다 앞서 첫발을 내디디십니다.' 43
-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 그분이 오셨다는 확신에 사로잡히게 우리의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저쪽에 닻을 던져 내릴 필요가 있는 동시에, 아직은 그것이 오도록 밧줄을 붙잡고 당겨서 올려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동작은 참 중요합니다. 55
- "역사의 주인공은 걸인이다." 샤를 페기가 한 말이죠. 역사는 가장 빈곤한 사람들과 더불어 이루어집니다. ...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라는 말은 일종의 구걸입니다. 56~57
- 복음서와 성경을 가방이나 호주머니에 지니고 다니는 일, 손 닿는 곳에 두는 일, 매일같이 하느님의 살아 있는 말씀으로 자신을 배양하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날마다 복음 한 대목을 읽고, 성경 한 대목을 읽는 일은 참 요긴합니다. ... 우리 마음속에 하느님 나라의 생명을 싹트게 하는 힘이 여기 있기 때문입니다. 58~59
- 거룩한 동정녀, 그이는 '비옥한 땅'처럼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이셨고, 저 희망 속에 우리를 붙들어 주십니다. 희망은 우리를 속이지 않습니다. 60
- 진리란 하나의 길이고, 그 길로 나아가면서 그대가 의미를 깊이 파 내려가는 만큼 길도 넓어짐을 의미합니다. 넓어짐과 동시에 양심이 섬세해지고 더 세밀해집니다. ... 하느님께서 당신 뜻을 숨기지 않으시는 까닭입니다. 당신 뜻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알아보게 하십니다. 66
- 하느님은 기다리는 분이십니다. 성하께서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좋아하십니다. 그가 쓴 글에 "갈라진 틈새에 하느님이 잠복하고 계시다."라는 문구가 있지요. / 그래요, 우리 하느님은 정말 '기다리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누가 없어졌음을 알아채는 즉시, 있는 사람은 남겨 두고 사라진 사람을 찾으러 가십니다. 67
- 두려움은 하느님께 '아니요!'라고 할 때 늘 나타나는 증세죠. 내가 하느님께 '아니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따는 증후입니다. 68
- 죄는 우리의 마음속부터 낡게 합니다. 죄가 사람을 속부터 늙게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우리를 빠른 속도로 노화시킵니다. 72
- 성체는 "완전한 이들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나약한 이들을 위해 베푸시는 관대한 영약이며 양식입니다."라고요. 다시 말해, 약품입니다. 80
- 지금 세상은 모든 것의 중심에 돈이 있습니다. ... 용서받았다고 느끼는 사람만이 용서할 능력이 있습니다. 88
- 부끄러움은 일종의 은총입니다. 92
- 상처를 낫게 하고 비난을 멈추게 하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과하지 않은 채 하루를 끝내지 않는 일입니다. ... 우리가 저지르는 크고 작은 못된 짓이 가져올 진동과 균열을 이겨 낼 힘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런 일에는 거창한 연설이 아니라 다정하게 쓰다듬는 위안만으로 충분합니다. 단 한 번의 사랑스러운 어루만짐으로 모든 것이 끝나고 다시 시작됩니다. 아무튼 다툼과 갈등이 있는 상태로 하루를 넘기면 안 됩니다. 94
- 하느님은 당신 방식대로 아버지이십니다. 선하시고, 인간의 자유의지 앞에서 무방비하시고, '사랑한다'는 동사를 실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능력이 없으신 아버지십니다. 102
- 그 대신 하느님은 기다릴 줄 아십니다. 그분은 각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의 '밭'을 지켜보십니다. 인내로, 자애로 지켜보십니다. 때 묻은 곳과 악이 깃든 곳을 우리보다 훨씬 잘 알아보십니다. 아울러 선의 싹도 보고 신뢰하시며, 그것이 익기를 기다리십니다. 113
- 하느님은 마치 걸인처럼 당신의 구원을 손에 들고서 그 도성으로 들어가시는 처지였으니까요. 그런데도 그날 그 도성엔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말이지요. 122
- 괴테의 한 구절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부친들에게서 상속받은 것을 참으로 소유하고 싶거든 그것을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 저희에게 '주님의 기도'는 상속재산입니다. 그래도 그냥 상속받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제가 다시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123
- 노인들, 즉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도는 교회에 선물이 됩니다. 일종의 재산입니다. 124
- 올리비에 클레망은 자주 이런 말을 했습니다.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 문화는 노령이 더 이상 의미 없는 문화다. 가공할 일이다.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노인들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노년이 주어지는 것은 기도하기 위함이다." 바로 이 일을 위해서 우리에게 노년이 주어졌습니다. 노인들의 기도, 그것은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노인들은) 먼저 주님께 받은 은혜를 두고 '감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배은망덕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우리로서는 새 세대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전구'할 수 있고, 지나간 세대들의 기억과 희생에 품위를 선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야심 찬 젊은이들에게, 사랑 없는 삶은 삭막한 삶이라고 일깨워 줄 수도 있습니다. 두려움에 찬 젊은이들에게는 불안은 극복 가능하다고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자기애에 너무 함몰된 젊은이들에게는 받는 일보다 주는 일에 더 큰 기쁨이 있다고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영적 성지(聖地)를 널따랗게 이루고, 그곳에서 상설 '합창단'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탄원의 기도와 찬미의 노래가 사회 공동체를 떠받칠 것입니다. 126
- 자기 죄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보다 더 큰 은총이 없습니다. 129
- 역사의 진짜 주역은 걸인이다! 걸인의 얼굴은 하느님의 얼굴이기도 하다는 말을 나는 이해한다. ... 영원이 시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러 오기로 결단을 내렸다. 시간이 영원 속에 살러 왔다. 135
- 하느님이 나를 놀래시도록 잠자코 있기. 하느님이 사랑하시도록 마음 열기. 하느님이 우리한테 마음 쓰시게 마음 열기. 하느님만이 우리의 속사람부터 겉사람까지 다시 젊게 만드실 수 있음을 인정하기.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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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아름다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