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2018년 3월
[공부할 권리]를 읽으면서 알게 된 정여울.
이번엔 문학과 심리학이 만난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로 만났다.
-----
- 바로 이제 자신의 상처와 대면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현재의 나'가 과거 속의 나, 영원히 자라지 않는 내면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그 아이의 상처에 귀 기울여 마침내 그 내면아이를 상징적으로 '입양'하는 내적 체험을 통해 가능하다.(11)
-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그 아픔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것은 '무의식의 힘'이 아니었을까. 나의 의식은 내가 상처를 극복할 수 없음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나의 무의식은 '너는 네 상처보다 훨씬 강한 존재야.'라고 수없이 속삭여 온 것이 아닐까.(36)
-인간관계란 거리 두기의 기술이 아닐까. ... 모든 인간관계가 맺어짐에만 집중되는 것이었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사무적 관계이든 '잘 맺는 것'만이 중요했기에 잘 풀어내는 것, 나아가 잘 잊고 잘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 맺고 끊어짐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내 마음이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마음의 관점에서 보면 관계는 거리 조절의 역학이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더더욱 마음의 냉정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나는 숱한 상처의 지뢰밭을 건너야 했다.(52-53)
-정말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거리를 둘 수가 없다. 하지만 상대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우리는 언젠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이별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도록' 거리를 내어 주고, 내가 내 마음을 보살필 수 있을 정도의 거리를 내어 주어야 한다.(54)
-스스로의 감정과 욕망을 진정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도 영원한 타인인 것이다.(57)
-"억압된 것은 반드시 귀환한다."(58)
-융 심리학의 눈으로 보면 이들의 심경 변화는 자신의 그림자와의 진정한 대면이며, 겉으로는 '후퇴'일지 몰라도 내면의 여정에서는 분명 '진전'에 속한다. 자매들은 각자의 그림자와 접촉하기 시작하면서, 아직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무의식의 세계에 입문한 것이다. 융에게 그림자란 자기 안의 '열등한 인격 부분'이다.(65)
-가장 어둡고 쓰라린 그림자를 내 친구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그림자의 어둠조차 우리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 그것이 '나를 지키는 또 하나의 나'를 만드는 비결이다.(68)
-융이 말했다. "사랑이 지배하는 곳에는 권력이 없으며, 권력이 지배하는 곳에는 사랑이 없다."고.(156)
-프랑스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젊음이 알 수만 있다면, 그리고 늙음이 할 수만 있다면!" 젊음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인생의 지혜를 알지 못하고, 늙음은 무엇이든 알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을 해낼 체력이 부족하다.(165)
-'콤플렉스와 대화하는 삶'(173)
- 우리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콤플렉스가 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174)
-'남들에게 보이는 시간'보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고.(178)
-아무리 아름다운 꿈도 그 꿈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점점 '현실의 나'와 멀어지는 인식의 장벽이 된다.(183)
-<감정조절>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감정조절은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는 것도,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마비시키는 것도 아니다. 모든 감정을 느끼되, 그것에 압도되거나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오늘은 또 어떤 분노의 해일이 당신에게 닥쳐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감정의 격랑에 휩쓸리지 말자. 냉정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아주 천천히 대책을 세우자. 격한 감정이 우리를 제멋대로 휘두르게 내버려 두지 말자. 우리 자신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보다 더 강하다. 우리는 우리를 괴롭히는 분노의 원인보다 훨씬 복잡하고, 강인하며, 냉철한 존재다.(204)
-'집단적 죄의식'(209)
-무엇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 있음 자체에 온 세상 만물의 다함없는 사랑이 깃들어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244)
-일상으로 복귀했다고 해서 슬픔의 의례가 끝난 것이 아니다. 장례식 등의 사회적 의례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기나긴 내면의 애도가 시작된다. 상실의 슬픔은 산사태처럼 한꺼번에 존재를 휩쓸어 가는 것이 아니라, 낙숫물이 매일 바위에 떨어지듯 천천히 마음에 거대한 상실의 구멍을 만든다.(249)
-그 모든 트라우마는 내게 말한다. 트라우마를 없앨 수는 없지만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 상처는 엄청난 예외상태가 아니라 존재의 필수적 성립 조건이다.(250)
-내 눈에 비친 중년은 '인생의 향방을 바꾸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다. 특히 잘못된 인생행로를 완전히 급선회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바로 중년이다.(260)
-창의적인 사람은 '익숙한 모든 것과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264)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