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더불어 살기/밑줄 긋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종이-배 2016. 7. 24. 21:00

2016년 7월 24일 일요일

 

하루종일 가벼운 책 한 권 읽으며 더위를 잊으려 했다.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라 푹 빠져들어 반나절만에 다 읽었다.

내용이 담백하여 찝찝하지 않고,

예측 가능하지 않은 신선한 감동이 있고,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마음에 남는 구절들이 있는 따뜻한 소설.

그 중에 몇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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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빛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봐준다.(133)

 

당신이 음악 외길을 걸어간 것은 절대로 쓸모없는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노래에 구원을 받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만들어낸 음악은 틀림없이 오래오래 남습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곤란하지만, 아무튼 틀림없는 얘기예요.

마지막까지 꼭 그걸 믿어주세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142-143)

 

"해코지가 됐든 못된 장난질이 됐든 나미야 잡화점에 이런 편지를 보낸 사람들도 다른 상담자들과 근본적으로는 똑같아.

마음 한구석에 구멍이 휑하니 뚫렸고 거기서 중요한 뭔가가 쏟아져 나온 거야. ...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158-159)

 

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269)

 

'온 가족이 같은 배에 타고 있기만 하면 함께 올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합니다.'(315)

 

"돈이 문제가 아니야. 돈 버는 일이 아니니까 오히려 더 좋은 거야.

이익이니 손해니 그런 건 다 빼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진지하게 뭔가를 고민해 본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어."(330)

 

중요한 일을 밝히지 않으니까 그쪽에서 내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363)

 

믿느냐 마느냐는 당신 자유예요. 하지만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맨 처음에 말한 것처럼 당신을 속여봤자 나한테는 아무 이득이 없어요.

오로지 당신의 인생에 가장 좋은 길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이 답장입니다...

믿느냐 마느냐는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부디 믿어주십시오. 믿어주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376-377)

 

분명 열심히 달려왔다. 하지만 너무 앞만 바라보며 달려왔는지도 모른다.

이건 천벌 같은 게 아니라 그런 급한 발길을 멈추고 잠깐 쉬었다 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일이 아닐까.(431)

 

"..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 같은 것이라고 할까.

누군가 하늘 위에서 그 끈을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아."(444)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 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447)